전 세계 태양광 누적 설치용량이 3테라와트(TW)에 바짝 다가섰다. 신규 설비 증가는 이어지고 있지만, 산업의 무게중심은 빠른 보급에서 전력망 수용 능력과 사업 수익성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PV 매거진 USA가 국제에너지기구 태양광발전시스템 프로그램(IEA PVPS)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세계 태양광 누적 설치용량은 약 2974기가와트(GW)로 집계됐다. 2025년 한 해 새로 설치된 용량은 약 698기가와트피크(GWp)로 추산됐다. 확정 집계 608GWp에 전문가 추정치 90GWp를 더한 수치다.
태양광 산업은 첫 1TW를 설치하는 데 40년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후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누적 용량을 3배 가까이 늘렸다. 다만 성장 속도는 꺾이고 있다. 2025년 신규 설치 증가율은 16%로, 2024년 28%, 2023년 93%보다 낮았다. 시장이 폭발적 성장기를 지나 성숙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중국은 2025년 세계 신규 태양광 설치량의 약 60%를 차지했다. 설치량은 최대 415GWp로 추산됐다. EU는 66GW로 2위를 유지했고, 인도는 56GW로 3위에 올랐다. 미국은 43GW에 그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상위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미국 시장의 둔화 배경으로는 구조물과 전기 부품 비용 상승, 계통 접속 지연, 높은 금리, 행정부 교체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꼽혔다. 반면 인도와 중동, 파키스탄 등은 빠르게 성장했다. 2025년 1GW 이상을 설치한 국가는 39개국으로 늘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형 유틸리티급 프로젝트를 앞세워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보급 확대를 밀어 올린 핵심 요인은 모듈 가격 급락이다. 중국 내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23년 초보다 60% 이상 떨어졌다. 값싼 모듈은 세계 대부분 시장에서 설치비 부담을 낮췄지만, 제조업체에는 정반대의 압박으로 돌아왔다. 원문에 따르면 중국 모듈 제조사들의 누적 손실은 2024년 초 이후 50억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문제는 낮은 모듈 가격이 단순한 호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발전사업자의 초기 투자비를 낮추지만, 제조사의 수익성이 무너지면 장기 보증 이행 능력과 금융 조달 안정성, 운영·유지보수 체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25년 이상 보증을 전제로 판매되는 모듈 산업에서 제조사의 재무 건전성은 곧 프로젝트의 신뢰도와 연결된다.
사업성의 변수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모듈 가격과 설비 조달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인허가, 계통 접속, 송전 혼잡, 출력제한, 마이너스 전력가격 위험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태양광 보급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낮 시간대 전력 공급이 몰리면서 전력가격이 떨어지고, 일부 발전량을 버려야 하는 상황도 반복되고 있다.
2025년 말 설치용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 태양광의 이론상 보급률은 2026년 전력 수요 대비 10.5%, 전력 소비 대비 12.0%로 추산됐다. 태양광 비중이 10%를 넘은 국가는 35개국으로 늘었다. 2024년 27개국, 2023년 18개국에서 빠르게 증가한 수치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전력 수요 대비 태양광 비중이 31% 안팎에 이르렀다. 다만 그리스는 출력제한 영향으로 실제 공급 비중이 이론치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EU는 15%에 근접했고, 중국은 13%를 넘어섰다. 태양광은 일부 국가에서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니라 전력시장 운영을 흔드는 주력 전원으로 올라섰다.
정책도 바뀌는 흐름이다. 보조금이나 설비 물량 중심 입찰은 줄고, 저장장치 연계, 시장가격 반영, 계통 안정 기여를 요구하는 제도가 늘고 있다. 인도는 신규 유틸리티급 입찰에 저장장치 연계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대형 태양광을 시장가격 체계로 옮기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수요자는 장기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다.
주영효 기자 society@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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