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에서 AI를 이유로 한 구조조정은 일상적인 풍경이 됐습니다.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 40%를 포함해 6000여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꽤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매주 관련 소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AI를 이유로 언급한 해고 규모가 5 만5000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등장했습니다.
반면, AI 해고는 '핑계'라는 지적도 등장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중 과다하게 뽑은 인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I 자동화'라는 투자자들이 듣기 좋은 소리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이제 MS나 아마존, 구글, 메타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소식은 일상이 됐습니다. 그중 아마존과 메타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된 지난주와 이번 주에는 굵직한 기업 몇곳이 추가로 AI 해고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여기에는 시스코와 링크드인, 제너럴 모터스(GM), 월마트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발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과는 다른 패턴이 발견됩니다. 대부분 AI를 언급하지만, 사정은 좀 다릅니다. 최근의 AI 해고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됩니다.
첫번째는 '투자 재원 확보용'입니다. AI 투자를 위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내용으로,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이번에는 시스코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13일(현지시간) 공개된 척 로빈스 시스코 CEO의 내부 메모에 따르면, 이 회사는 AI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며 4000개 미만의 일자리, 즉 전체의 5%를 감축할 예정입니다. 그는 "AI 칩과 광섬유 및 보안을 포함해 수요와 장기적인 가치 창출이 가장 강한 분야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MS와 메타도 최근 직원들에게 같은 이유를 댔습니다.
이제는 해고 사실을 밝히면서, AI 때문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AI 부인형'으로는 세계 최대의 커뮤니티 중 하나인 링크드인이 대표적입니다.
이 회사는 1만7500명 이상의 정규직 중 5%를 감축할 계획인데, 한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팀 재편성과 사업 성장 분야에 인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하리 스리니바산 링크드인 최고 제품책임자는 "우리 팀들은 AI를 활용해 신속하게 움직인다"라며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더 민첩한 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적 반발 등을 고려해 AI 해고라는 표현을 피하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AI 기반 운영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근본적으로 앞으로 대부분 기업은 AI 자동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케이스, 즉 '인력 교체형'은 가장 위협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GM은 12일 IT 부서 직원의 10% 이상, 즉 600여명의 정규직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이는 의도적인 인력 교체 전략에 따른 것으로, AI 중심 구조와 맞지 않는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을 정리하고 AI 관련 경력직을 채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로 가장 수요가 높은 역량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발과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기반 엔지니어링, 에이전트 및 모델 개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새로운 AI 워크플로우의 경력자 등입니다.
GM은 AI를 단순히 생산성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나 모델 학습, 파이프라인 구축 등 AI를 처음부터 구축할 줄 아는 인재를 찾는 것입니다. 즉, AI를 쓰는 사람을 넘어, AI를 구축하는 사람으로 노동 시장의 기준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는 며칠 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카네기멜론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AI는 여러분을 대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I를 여러분보다 더 잘 사용하는 사람은 여러분을 대체할 수 있다”라는 내용입니다.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 일부 기업들이 강조하는 '토큰 최대화(Token-maxxing)'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부는 쓸데없는 비용 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지만, AI 도구 활용량 자체를 생산성 지표처럼 보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유는 다르지만 AI 해고는 단일 현상이 아니라, 기업 구조 자체의 재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GM의 사례처럼, AI는 직무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 계층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제조업체조차 AI와 에이전트 개발 역량을 핵심 인재 기준으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최근의 AI 해고는 단순 감원이 아니라, 기업이 어떤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AI는 일부 직무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 계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어 14일 주요 뉴스입니다.
■ MS, '미소스' 성능 넘은 사이버보안용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공개
MS가 첨단 모델 등을 포함한 100여종의 AI를 조합, 일부 벤치마크에서 미소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표는 MS가 앤트로픽을 넘었다는 것보다, 앞으로도 고성능 사이버보안 모델이 계속 등장할 것이 쉽게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 "오픈AI 넘어 자체 AGI 개발로"...MS, 차세대 스타트업 인셉션 인수 검토
MS가 오픈AI 의존도를 넘어 자체 첨단 모델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외부의 유력 스타트업 인수로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입니다. 지난해 메타에 이어, 최근에는 머스크의 xAI도 비슷한 방향입니다. 이들의 인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애플, 앱스토어에 'AI 에이전트' 승인 검토..."앱 사라져도 수익 구조 고수"
애플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자체 규정까지 바꾸면서 AI 에이전트를 앱스토어 생태계에 포함할 예정입니다. 이는 에이전트가 보편화하면, 앱이 결국 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물론, 구글도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에이전트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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